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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조장' 유희관의 친화력, 단단해지는 두산 선발진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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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종서 기자] 유희관(32·두산)이 '투수 조장'이라는 맞는 옷을 찾은 듯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했다. 두산이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더스틴 니퍼트(kt)가 있었기 때문. 그러나 올 시즌 두산은 니퍼트와 더불어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던 마이클 보우덴과 모두 이별을 선언하고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와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

외국인 선수의 적응은 팀 성적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중요한 요소다.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해도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해 시즌을 채 마치지 못하고 방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롯데는 피터 마켈을 영입했지만, 적응과 개인사 문제로 정규시즌이 열리기 전에 교체카드를 꺼내야만 했다.

두산에는 적어도 '적응'으로 외국인 투수가 애를 먹을 일은 없어보인다. 바로 '투수 조장' 유희관 덕분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두산의 투수 조장을 맡은 유희관의 최고 장점은 쉽게 다가가는 친근감이다. '미디어데이'에서 보여주는 입담은 평소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외국인 투수라고 예외는 없다. 유희관은 새롭게 합류한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에게도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어색함을 지우는데 힘을 썼다. 무엇보다 이들이 활약해야 두산은 지난 2016년 70승을 합작했던 '판타스틱4'에 이을 새로운 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다. 그만큼 유희관 스스로도 외국인 선수 적응에 '책임감'을 보이고 있다.

유희관은 "두 선수 모두 원체 착한 것 같다. 농담도 잘 받아주고 먼저 건네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려 노력 중이다. 일부러 장난을 치고, 못 하는 영어도 막 쓰고 있다"며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팀에 적응하고 빨리 녹아 들어야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조장이라는 위치를 떠나 팀 일원으로서 돕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내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니 두 선수가 마음을 열고 친근하게 받아주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도 유희관의 친화력 덕분에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특히 올해로 KBO리그 4년 차를 맞았지만 두산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된 린드블럼은 "(유희관이) 여기서 보자마자 꼭 안아줬다. 처음부터 그가 누구인지 알았다. 그의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 정말 재미있는 선수 같다. 나와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어쩌면 한번도 보지 못했던 잃어버린 나의 형제인지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외국인 뿐 아니다. 유희관은 투수 조장으로서 후배 선수를 잘 이끌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그는 "내가 입단했을 때부터 투수조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앞서 조장을 맡은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면서 선수단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형과 동생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좋았던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일은 내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다"라며 "투수조는 이 분위기만 잘 유지한다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