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LIVE] 장정석 감독 "자신감 가득했던 첫 해, 생각과 달랐다"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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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 최익래 기자] 감독 지휘봉을 잡은 첫 해. 처음 품었던 생각과 현실은 달랐다. 그 차이를 뼈저리게 느낀 만큼,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다. 장정석 넥센 감독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인선이었다. 넥센은 지난해 10월, 장정석 당시 운영팀장을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은퇴 직후 1군 기록원과 매니저를 거쳐 운영팀장을 거친 인물. 코치 경험도 없었기에 의문이 따랐다.
하지만 장정석 감독은 자신감에 차있었다. 신중하고 겸손한 태도 속에서도 '한 번 부딪혀보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시즌 중반까지는 그 자신감대로였다. '특급 신인' 이정후를 비롯해 영건들을 발굴했으며, 투수들 관리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5강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던 시점부터 초보 감독의 한계를 노출했다. 결국 9월 첫 9경기서 1승1무7패를 거두며 가을 야구 동력을 잃었다.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1차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장정석 감독은 "돌아보면, 자신감이 가득한 상태에서 출발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예상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부분이 예상과 달랐다"라고 밝혔다.
장 감독이 꼽은 아쉬움은 '+1'이었다. 그는 부임 직후부터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강조했다. 수비가 안정된 팀은 어느 정도 성적이 보장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병살 플레이로 연결할 타구를 아웃카운트 하나로 끝내는 것. 외야수가 중계 과정에서 한 베이스를 더주는 것. 반대로 공격에서는 한 베이스 더 가는 공격적 주루를 못한 것. 이 점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그는 "밖에서 보기에는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아도 '무난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라면 그게 아니다. 애매한 타구도 병살타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그 반대의 경우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올해 강조하는 부분도 비슷하다. 장 감독은 캠프 시작부터 선수들에게 수비와 기본만을 주문하고 있다. 부임 첫 해인 지난해에는 선수에게 직접 얘기하는 걸 최대한 꺼렸지만, 이번 캠프에서는 다르다. 선수들도 감독의 변화상을 느끼고 있다. 서건창은 "감독님이 우승을 말씀하셨다. 선수들도 그 전부터 공감하던 부분이었는데, 감독님이 입 밖으로 내시니 한 곳에 뭉칠 수밖에 없다"라며 "올해는 가을을 한가로이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출발은 좋다. 넥센은 지난 18일 열린 LG와 연습 경기를 4-3으로 승리했다. 에스밀 로저스(2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제이크 브리검(1이닝 무실점), 최원태(1이닝 1실점), 신재영(1이닝 1실점), 김성민(1이닝 무실점), 한현희(1이닝 1실점), 하영민(1이닝 무실점), 김선기(1이닝 무실점)가 이어 던졌다.
장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이기고 싶었다. 첫 단추 아닌가. 감독이라 티를 낼 수 없었지만, 좋은 모습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장정석 감독의 눈빛이 달라졌다. 선수들도 이를 감지하고 있다. 과연 그가 이끄는 넥센의 성적도 달라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