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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형들이 미안해" ‘캡틴’ 김현수가 후배에게 전한 진심 [프리미어12 현장]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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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도쿄(일본), 곽영래 기자]1회초 1사 김현수가 솔로 홈런을 때린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도쿄(일본) ,조형래 기자] “못난 형들을 만나서 너무너무 미안하다.”

올해 ‘2019 WBSC 프리미어 12’에 나선 대표팀의 분위기는 ‘역대 최고’라는 말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대표팀이 세대교체가 되면서 이제는 1987년생, 2006년에 프로 무대에 발을 딛은 선수들이 소속팀의 주축, 그리고 대표팀의 주축과 최고참 반열에 올라섰다. 아직은 30대 초반으로 젊은 선수들과 거리감이 없는 이들이 대표팀을 이끌자, 20대 초중반의, 대표팀 경험이 없는 선수들 역시 거리낌 없이 이들과 어울리며 대표팀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단연 이 중심에는 이번 대회 주장을 맡은 김현수의 역할이 컸다. 김현수는 동기생들인 황재균, 양의지, 민병헌, 차우찬 등과 함께 대표팀 분위기를 조성했고 김경문 대표팀 감독과의 인연으로 주장의 역할까지 맡았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자리지만 김현수는 “감독님과 인연이 있기 때문에 제가 주장을 맡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며 대표팀 소집 당시 주장 자리를 기꺼이 맡을 수 있다는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김현수는 역대 최고의 대표팀 분위기를 만들며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고, 프리미어 12 대회 2연속 결승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에서도 '국대 현수'의 진면목을 과시,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으로 대표팀에서 펄펄 날았다. 주장으로서 개인의 역할은 충분히 한 셈. 

한일전으로 펼쳐진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과의 미팅에서 “2019년 마지막 경기는 기분 좋게 이기고 한국으로 가자”는 말로 짧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선수들하지만 김현수의 마음 속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는 “누가 갈 지 모르겠지만, 도쿄 올림픽 진출권을 땄으니 올림픽에 나가서도 잘 하도록 하겠다”면서 “너무 아쉽고 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고 결과는 아쉽다”고 이번 대회를 되돌아봤다.

주장으로 선수들에게 할 말도 많고 챙겨야 할 부분도 많았을 터. 그는 주장으로서의 역할은 전혀 없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내 역할은 하나도 없었다. 선수들끼리 워낙 친했고 잘 지내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젊은 선수들을 향해 “(이)정후는 타순을 왔다 갔다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정후와 (강)백호 모두 잘 했는데 미안하다. 못난 형들 만나서 마지막에 좋지 못한 결과로 아쉽게 끝나서 너무너무 미안하다. 고생한 선수들에게는 너무 고맙다”며 동생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전했다.

김현수 자신은 야수조에 있기에 투수조들을 따로 챙기기에는 버거운 부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투수조의 노고를 인정하면서 “특히 많이 던진 투수들 많은데 끝까지 게임 다하고 시즌 끝나고 던지는게 정말 쉽지 않았을텐데 투수들 고맙고 너무 열심히 해줘서 정말 감사히 생각한다”며 감사 인사를 다시 한 번 전했다.

이제 대표팀은 이번 프리미어 12 대회의 멤버가 주축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역시 김경문 감독이 지휘하는만큼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터. 그리고 이들을 이끌었던 김현수는 캡틴으로서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문화를 만들고 주도하면서 향후 국가대표팀의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들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