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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강두기의 2600RPM 슬라이더, AL 사이영투수 벌랜더급?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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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휴스턴 애스트로스 저스틴 벌랜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길준영 기자] 야구드라마 ‘스토브리그’가 비시즌 야구에 목마른 야구팬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스토브리그는 만년꼴찌팀 드림즈의 신임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가 오프시즌 팀을 강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야구단과 선수들의 모습을 현실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보여주면서 야구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 18일 방영된 11화에서는 전지훈련에서 전력분석팀이 투구추적시스템을 이용해 에이스 강두기(하도권 분)의 공을 분석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 장면에서 전력분석팀 백영수(윤선우 분)는 “슬라이더 회전수가 2600이 넘네요”라며 강두기의 슬라이더에 감탄했다.

최근 야구계는 투구추적시스템을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2015년 트랙맨 등을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스탯캐스트를 공식 도입했다. KBO리그에서도 메이저리그보다는 조금 늦긴했지만 현재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은 메이저리그와 동일한 트랙맨을 사용하며 추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KIA는 트랙맨과 마찬가지로 도플러 레이더를 사용하는 플라이트 스코프를 도입했다.

스토브리그는 이러한 최신 야구 트렌드까지 드라마에 반영하며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강두기의 슬라이더는 어느정도로 대단한 슬라이더일까. KBO리그의 경우에는 트랙맨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선수들과 비교하기 어렵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를 통해 모든 추적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어 어떤 선수가 비슷한 슬라이더를 던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

강두기가 슬라이더를 던지는 장면을 보면 슬라이더의 구속은 시속 139.5km, 회전수는 2630RPM이 찍혔다. 메이저리그에서 비슷한 구속과 회전수의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로는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있다. 커쇼의 슬라이더는 지난 시즌 구속 139.9km, 회전수 2668RPM을 기록했다. 다만 강두기는 우완투수, 커쇼는 좌완투수로 공을 던지는 손이 다르다. 

우완투수 중에서 비슷한 투수를 찾아보자면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있다. 벌랜더의 슬라이더는 강두기의 슬라이더보다 구속(140.8km)은 조금 빠르지만, 회전수(2612RPM)가 조금 낮다.

물론 단순히 구속이나 회전수가 비슷하다고 해서 강두기의 슬라이더가 벌랜더의 슬라이더와 비슷하다고 볼 수는 없다.

먼저 극중에는 드림즈가 사용한 투구추적장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해당 장면에서 빠르게 지나간 장비를 보면 많은 구단들이 휴대용 투구추적장비로 사용하고 있는 랩소도로 보인다. 따라서 트랙맨을 사용하는 메이저리그 투수와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또 투구가 던진 공의 움직임에는 구속과 회전수 외에도 회전축, 릴리스 포인트 등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준다. 단순히 구속과 회전축이 비슷하다고 해서 실제 공의 움직임까지 유사하다고는 보기 힘들다. 

강두기는 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의 투수다. 현실에서 공을 던지는 벌랜더와는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재밌는 상상으로 야구가 없는 추운 겨울을 보내는 것도 의미있지 않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