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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無’ 롯데, 외인 최소 몸값의 한계일까 201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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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올 시즌에 돌입하기 전,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선수 3명의 연봉 총액은 202만 5000달러이었다. 이는 임의탈퇴로 팀을 이탈한 파커 마켈의 연봉을 합한 금액(52만 5000달러)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인 닉 애디튼의 몸값은 50만 달러다. 브룩스 레일리(85만 달러), 앤디 번즈(65만 달러) 등 롯데의 외국인 선수 연봉 총액은 전체 최하위다.

 

롯데는 그동안 외국인 선수 농사에서 실패한 기억을 찾기 힘들다. 대부분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팀 전력을 지탱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올 시즌 5월 중순이 넘어서는 현 시점, 롯데의 외국인 선수 농사는 ‘흉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급 외국인 선수, 어느 정도 성적을 담보로 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몸값의 기준이 100만 달러 이상이 된 현 시점에서, 롯데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라는 효율적 투자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롯데는 저가 외국인 선수의 결점과 한계는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3년 째 한국 무대를 누비는 브룩스 레일리는 올 시즌 1선발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13일 사직 두산전 3이닝 7실점으로 크게 무너지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이 4.33으로 껑충 뛰어올랐지만 이전의 경기 내용들을 보면 그리 나쁘지 않은 기록들을 남겼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한 번씩 무너질 때도 있는데, 그 날이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레일리가 과연 1선발이라는 중책이 어울리는 선수인지는 올 시즌 재계약 시점부터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였다. 

 

이전 2시즌, 레일리의 한국무대 성적은 충분히 훌륭했다. 경기 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은 불운한 케이스였다. 그러나 그 이상의 한계를 뛰어 넘지는 못했다. 에이스라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본인이 승리를 챙기지 못하더라도 팀이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에이스의 몫이다. 레일리의 선발 매치업 상대가 대부분 에이스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팀과 본인 모두 승리를 이끌기 힘든 여건인 것은 맞다. 하지만 모든 에이스들의 조건은 동일하다. 레일리의 등판일 팀 성적 1승7패는 에이스로서의 능력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기는 기록이다.

 

에이스로서 부족할 뿐, 레일리는 기본적인 역량이 있는 투수라는 것 앞선 2시즌을 통해 충분히 검증됐다. 그러나 레일리를 제외한 번즈와 애디튼은, 올 시즌부터 새롭게 합류한 특급 외국인 선수들의 기준에는 한참 못 미치는 기록들을 보이고 있다. 데뷔 초반에는 반짝 활약을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 한계가 너무 빨리 들통이 나 버렸다.

 

번즈는 36경기 타율 2할4푼4리(131타수 32안타) 3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3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국내 선수들의 타격능력을 믿는 대신 내야 수비와 주루에 안정을 가하기 위해 영입한 외국인 선수다. 영입 당시부터 타격 능력에 대한 의문은 있었지만 롯데에 필요한 수비력과 주루 능력을 보유했기에 기대감을 보였다. 또한 미국에서 한국 무대로 넘어올 때 이전 외국인 선수들이 기록한 성적들을 보정했을 때 번즈 역시 2할 중후반의 타율과 15홈런 언저리의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대한대로 수비력은 출중하다. 수비 범위와 어깨, 풋워크 등 모든 부분에서 월등하다. 2루와 3루, 유격수 모든 자리에서 훌륭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공격력에서는 시즌 초반 2루타와 홈런 등을 연신 뽑아냈던 시기들을 생각하면 현재는 타격이 차갑게 식었다. 상대 팀들의 철저한 분석으로 변화구 대처와 좁은 히팅 존, 느린 배트 스피드 등 약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결국 번즈는 하위 타선을 전전하고 때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등의 수모를 겪고 있다. 

 

마켈의 퇴출로 급하게 합류한 애디튼도 초반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반짝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현재 애디튼의 성적은 6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7.00이다. 즉시 전력감이 필요했던 롯데 입장에서는 대만리그에서 이미 활약하고 있었고, 후보군에도 있었기에 시즌 시작과 함께 데려올 수 있었다. 그러나 즉시 전력이라는 것 외에는 애디튼 역시 특장점이 뚜렷하지 않다. 구속에 비해 구위가 좋다고는 했지만 140km에 못 미치는 빠른공 평균 구속으로는 KBO리그 타자들의 배트를 이겨내기 역부족이었다. 그렇다고 투구 래퍼토리도 다양하지 않다. 빠른공과 체인지업만으로 타자를 상대하려니 한계가 명백했다.

 

결국 현재 외국인 선수 부진의 근본적인 문제는 구단의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의 방향성 문제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선수 선발에 관여하고 있는 라이언 사도스키 외국인 스카우팅 코치의 선택 기준에 대해 의문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015시즌을 앞두고 업무를 시작했지만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3인방이었던 2015시즌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짐 아두치의 경우 사도스키 코치의 관여도는 낮았다. 반면, 번즈와 퇴출된 마켈은 사도스키 코치의 입김이 강했다. 

 

‘저비용 고효율’의 효과를 노린 롯데였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선수 영입의 트렌드는 분명 ‘고비용 고효율’이다. 100만 달러 이상, 더 나아가 200만 달러에 가까운 연봉의 선수들은 그에 걸 맞는 성적들을 팀에 안겨주고 있다. 롯데도 외국인 선수의 저렴한 몸값만큼 팀에 적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극적인 반등이 일어난다고 한들, 과연 그 반등이 얼마나 이뤄질 지는 가늠하기도 힘들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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