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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적 홍성갑, 선수 인생 고려한 넥센의 배려 201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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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선수의 야구 인생도 생각해야 한다". 

넥센 외야수 홍성갑(26)은 올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 76경기에서 243타수 79안타 타율 3할2푼5리 15홈런 65타점 58득점 출루율 .425 장타율 .564를 기록했다. 퓨처스 북부리그 홈런·장타율·타점 3위, 출루율 5위, 타율 6위로 주요 공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1군에선 6경기 출장에 그쳤다. 8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기회가 너무 제한됐다. 그도 그럴 게 넥센의 외야는 자원이 차고 넘쳤다. 베테랑 이택근부터 이정후·임병욱·김규민·고종욱 등 젊은 선수들이 붙박이 1군 멤버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6~2017년 1군에서 80경기 이상 뛴 박정음도 올 시즌은 16경기 출장에 그쳤다. 여기에 같은 우타 거포 유형인 허정협,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제리 샌즈가 들어왔다. 퓨처스에선 신인 예진원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상태, 20대 후반으로 향하는 홍성갑의 자리는 갈수록 마땅치 않았다. 

결국 넥센은 시즌을 마친 뒤 기회에 목마른 홍성갑을 방출하기로 했다. 넥센 관계자는 "우리 외야에 선수가 워낙 많다. 지금 팀 구성상 1군에서는 홍성갑에게 기회를 주기 어려웠다. 다른 팀에서라도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풀어준 것이다"며 "트레이드를 하거나 2차 드래프트까지 기다리는 건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성갑 정도 되는 선수라면 소소한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다. 아니면 내년 시즌 후 열리는 2차 드래프트에서 보상금을 받고 다른 팀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넥센 관계자는 "2차 드래프트를 생각하면 억지로 잡고 있을 수도 있었지만 선수 인생도 생각해야 한다. 지금 우리 팀에선 1군에 올라오기 어렵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다른 팀에 가서 기회를 잡는 게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홍성갑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2월에는 내야수 조중근을 신생팀 KT에 조건 없이 넘겨줬고, 2015년 12월에도 내야수 신현철을 SK에 조건 없이 보냈다. 2016년 4월에도 내외야 모두 소화 가능한 멀티 요원 서동욱을 KIA에 무상 트레이드하며 선수 앞길을 열어줬다. 팀 내에서 중복 포지션으로 쓰기 어려운 전력 외 선수들을 쿨하게 풀어줬다. "우린 선수를 죽이지 않는다"는 게 넥센의 오래된 기조였다. 

넥센에서 나온 홍성갑은 고향팀 한화의 부름을 받아 현재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아직 정식 한화 선수는 아니다. 테스트 과정이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계약하게 될 전망이다. 한화 외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라 홍성갑이 1군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북일고 출신으로 지난 2011년 6라운드 전체 46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홍성갑은 지난 2016년 대타 요원으로 1군 44경기에서 타율 2할2푼6리 7타점을 기록했다. 그해 5월25일 고척 한화전에 1점 뒤진 9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특급 마무리 정우람에게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치며 이름 석 자를 알린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