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린베이스볼 입니다.

NEWS

[오!쎈 인터뷰②] ‘FA’ 이보근 “원클럽맨으로 남고 싶다” 2018.11.16

본문

201811160732778031_5bedf462f1497.jpg

[OSEN=서정환 기자] FA 자격을 얻은 이보근(32·넥센)은 히어로즈 밖에 모르는 바보였다.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넥센의 2018시즌이었다. ‘홈런왕’ 박병호가 돌아와 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신인왕’ 이정후는 2년 차 징크스가 무색할 정도로 리그최고 타자로 성장했다. 반면 악재도 많았다. 이장석 전 대표의 선수뒷돈거래, 조상우와 박동원의 성폭행 혐의 등으로 팀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정규시즌을 75승 69패, 4위로 마친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를 10-6으로 꺾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위 한화를 4차전에서 5-2로 눌렀다. SK와 플레이오프 5차전, 9회초 박병호가 터트린 2점 동점홈런은 드라마였다. 넥센은 연장 10회 승부 끝에 ‘챔피언’ SK에게 10-11로 무릎을 꿇었다.

시즌을 마친 넥센 선수들의 소감은 어떨까. 불펜의 핵심요원으로 FA 자격을 획득한 이보근을 만나 한 해를 돌아봤다.

- 7승 6패 24홀드 평균자책점 4.28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성적에는 만족하나?

▲ 승을 너무 많이 했다. 하하. 기록이 쌓이는 것은 감사하다. 다른 기록보다 WHIP가 올해가 가장 좋았다. 1.31이다. 그 기록이 마음에 든다.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한다.

- 25홀드 오현택에게 아깝게 홀드왕을 내줬다.

▲ 홀드왕은 전혀 아쉽지 않다. 나도 2016년에 홀드왕 할 때 나도 다른 선수가 부상을 당해서 했다. 하늘에 뜻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했다면 좋았겠지만 24개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홀드 15개만 목표로 잡았었다. 내 계산보다 9개를 더 한 것이다.

- 시즌을 돌아보면서 가장 힘들었던 적은? 또 가장 보람 있는 장면은?

▲ 힘든 것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후에 지쳐서 성적이 안 좋았다. 여름에 성적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그 때 지쳐서 힘들었다. 포스트시즌은 몸이 부서져도 해야 한다. 보람 있는 장면은 역시 SK와 3차전에서 잡은 3연속 K였다. 도합 119홈런 타자 세 명을 삼진으로 잡았다. 하하.

- 이택근, 오주원 함께 셋만 남은 현대 멤버다.

▲ 주위를 둘러보면 현대시절 유니폼을 입었던 사람이 세 명 뿐이다. (오)주원이 형이 한 살 많은데 투수 최고참이다. 다른 팀이면 선배들이 계실 텐데 없어서 우리가 선배노릇을 한다.

- 시즌 내내 팀에 좋지 않은 일이 많았다. 노장으로서 이끌고 가기 쉽지 않았을 텐데?

▲ 내가 고참으로서 하는 것은 별로 없다. 하하. (이)택근이 형이 가장 이끌어주신다. 격려도 많이 해주신다. 후배들에게 좋은 말씀을 잘해주신다. 야수 중에서는 주장 (김)민성이가 잘했다. 투수조에서 (김)상수도 잘했다.

- 팀에 군기반장이 있다면?

▲ 선수들이 워낙 착하다. 팀 문화가 좋다. 모난 행동을 하는 선수가 없다. 김상수가 카리스마 있게 한다. 야수는 김민성이 있다.

- 주효상, 김재현 등 어린 포수들과 호흡은 어떤가?

▲ 충분히 훌륭한 포수들이다. 수비적으로는 정말 훌륭했다.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계속 해왔었기에 괜찮았다. 나도 나이만 있지 포스트시즌 경험은 두 번째였다. 다들 침착하게 잘해서 걱정 없었다. 다만 (주)효상이는 플레이오프서 약간 긴장했던 것 같다.

- 플레이오프에서 신인투수 안우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조언을 해줬나?

▲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치가 훌륭한 선수다. 적응기간이 필요했는지 모르겠지만 때가 되니까 그런 것 같다. 프로란 세계에서 하려면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니 자기 실력을 내뿜지 않았을까.

나는 조언은 별로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우진이에게 (김)상수가 좋은 말을 해줬다. 나는 크게 이야기 해줄 선수가 못 된다. 하하.

-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로 보직이 다르면 조언도 다를 것 같다.

▲ 갓 시작한 선수들 말고는 본인들 루틴이 있다. 각자 스타일이 있다. 자기가 알아서 하는 부분이다. 코치들이 잡아야 할 부분이다. 중간투수들은 매일 대기해야 하니까 힘들다. 경험이 없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물어본다면 내 경험을 이야기해줄 수 있다. 난 400경기 이상을 중간투수로만 나갔다.

201811160732778031_5bedf46342a04.jpg

- 이제 FA가 됐다. 필승조 핵심멤버로 구단에서도 꼭 잡으려고 할 것 같다.

▲ 난 남고 싶다. 한 팀에서 14년째다. 애정도 있고 남고 싶다. 10년 넘게 있다 보니 (히어로즈가) 편안하다.

- 이제 다음 시즌 팀명은 넥센이 아니라 키움이 된다.

▲ 현대 유니콘스, 우리 히어로즈, 서울 히어로즈 시절을 다 겪었다. 넥센이 9년 간 입에 붙었다. 크게 상관은 없다. 회사가 해야 할 일이다. 내가 야구를 하는 것은 달라질 것이 없다.

- 익숙했던 자주색 유니폼도 색깔이 바뀔텐데?

▲ 사람들이 우리 팀 자주색 운동복이 예쁘다고 했다. 주위에서도 운동복 좀 구해줄 수 없냐고 많이 물어봤다. 색깔이 바뀌어도 적응하기 나름이다. 하하.

- 선수생활 마치기 전까지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 우승이다. 올해는 FA 계약이 잘 되면 좋겠다. 그리고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

- 끝으로 넥센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마지막까지 야구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마지막까지 재밌게 해서 뿌듯하다. 내년에도 우승에 도전하겠다. 야구장을 많이 찾아와주시길 바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