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디펜스!" 채드 벨 감탄, 한화 행복 수비는 옛말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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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그레이트 디펜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채드 벨(30)은 14일 대전 SK전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했다.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9이닝당 탈삼진 8.3개로 전형적인 삼진 투수였던 채드 벨이었지만 이날은 적절히 맞혀잡으며 손쉽게 넘어갔다. 5이닝 68구,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가 이뤄졌다.
경기 후 채드 벨은 “우리는 훌륭한 수비를 가졌다. 삼진도 좋지만 최대한 빠른 카운트에 아웃을 잡으려 한다. 주자가 나갔을 때마다 더블 플레이로 벗어났다. 우리 수비가 좋은 만큼 앞으로도 야수들을 믿고 던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2회와 4회 두 번이나 2루수, 유격수 내야 땅볼로 병살을 유도하며 이닝을 빨리 끝냈다.
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팀을 쭉 지켜봐온 채드 벨은 “선수들이 돌아가며 한 번씩 호수비를 하는 것도 좋지만 팀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해야 할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우리 수비가 그걸 하고 있다.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가 좋다”며 “지난 2경기를 덕아웃에서 보며 우리 수비를 더욱 믿고 던져도 되겠다 싶었다”고 신뢰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가 팀 수비를 칭찬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그도 그럴 게 한화는 수비가 안 좋은 팀으로 악명 높았다. 한화의 대표 응원곡인 ‘나는 행복합니다’의 반어법으로 ’행복 수비’라는 조롱 섞인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한화가 10년 암흑기에 빠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경기력 측면에서 보면 허술한 수비 영향이 컸다.
지난 2013년 대나 이브랜드는 한화의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대표적인 외국인 투수였다. 한화와 계약한 뒤 롯데 출신 라이언 사도스키로부터 “한화 수비가 좋지 않다”는 정보를 들었던 이브랜드는 그해 시즌 평균자책점은 5.54로 높았지만,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은 3.88로 준수했다.
2년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돌아간 이브랜드는 “한국 생활은 즐거웠지만 다시 간다면 다른 팀에서 뛰고 싶다. 한화는 안 좋은 팀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당시 이브랜드의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브랜드 이후에도 여러 외국인 투수들이 수비 도움을 못 받아 고생했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부터 수비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유격수 하주석, 3루수 송광민, 중견수 이용규, 우익수 제라드 호잉이 수비 중심을 잡아줬다. 소극적인 수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대시가 많아졌고, 펜스까지 깊숙하게 자리했던 수비 위치를 앞당기며 상대 주루도 압박했다. 한화의 과거 행복 수비를 모르는 채드 벨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그레이트 디펜스’ 팀이다. /waw@osen.co.kr
[사진] 채드벨(위)-하주석. /대전=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