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린베이스볼 입니다.

NEWS

'서른에 데뷔 첫 승' 하재훈-강지광의 닮은꼴 사연…SK의 값진 소득 2019.03.25

본문

201903242302770757_5c97a4ca5b094.png

150km 파이어볼러, 야수에서 투수 전향, 1990년 10월생 동갑내기 

[OSEN=한용섭 기자] 디펜딩 챔피언 SK가 개막 2연승을 거뒀다. 개막전에 강한 KT 상대로 2경기 연속 짜릿한 역전승으로 기쁨이 두 배였다. 게다가 사연 많은 하재훈(29)-강지광(29) 두 불펜 투수가 나란히 승리 투수가 돼 의미있었다. 

돌고 돌아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 150km 강속구로 불펜의 새 얼굴로 낙점받은 두 투수는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 우리 나이 서른에 데뷔 첫 승

23일 개막전, 에이스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으나 6회까지 4-4 동점. 7회초 SK의 두 번째 투수로 하재훈이 올라왔다. 하재훈은 3번 강백호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 4번 로하스도 커브로 2루수 뜬공, 5번 유한준은 직구로 좌익수 뜬공으로 삼자범퇴로 막았다. SK는 7회말 로맥의 결승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7-4로 승리, 하재훈은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24일 2차전, 2-3으로 뒤진 8회초 SK는 4번째 투수로 강지광을 올렸다. 150km가 넘는 직구를 뿌려대며 유한준을 중견수 뜬공, 심우준을 1루수 땅볼, 오태곤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SK는 8회말 이재원의 역전 2타점 결승타와 강승호의 쐐기 2점 홈런이 터지면서 6-3으로 역전승했다. 강지광은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 사연 많은 야구 인생

하재훈은 올해 KBO리그 신인이지만, 해외 유턴파로 우리 나이로 서른이다. 2008년 마산 용마고 3학년(포수) 때 시카고 컵스와 계약,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진출 후 외야수로 전향해 2013년 트리플A까지 올라갔으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지 못했다. 2015년에는 마이너리그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바꿔 도전하기도 했다.  

2016년 일본 독립리그에서 다시 외야수로 뛰다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와 계약, 1군에서 17경기(타율 .225)를 뛰기도 했다. 2017년 다시 일본 독립리그에서 외야수와 투수로 도전을 이어갔다. 

염경엽 SK 감독은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하재훈의 투수 가능성을 보고 점찍었고,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6순위로 지명했다. 

강지광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09년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고교 때 이미 150km 강속구를 뿌렸던 그는 당시 LG에 있던 염경엽 감독이 유심히 지켜본 선수였다. 

잔부상으로 2군에 머물다 군 복무를 마치고 타자로 전향했다. 2013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 때 넥센(현 키움)이 지명했다. 2014시즌 시범경기에서 매서운 타격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정규시즌에 들어가자마자 손가락 부상,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꽃피우지 못했다. 2015~2016시즌 1군에서 인상적이지 못했고, 2017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SK로 이적했다. 2018시즌부터 강지광은 투수로 전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903242302770757_5c97a52c8ec5e.jpg

# 150km 파이어볼러

스프링캠프에서 하재훈과 강지광은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주목받았다. 하재훈은 23일 KT전에서 직구 최고 151km를 찍었다. 미국, 일본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그의 장점은 마운드에서 여유다. 강백호와 로하스 상대로 직구를 연속 던지다가 마지막 결정구는 120km 초반의 커브로 타이밍을 뺏었다. 

강지광은 24일 KT전에서 직구 6개를 던졌는데 모두 151km가 넘었다. 최고 구속은 153km. 강속구와 함께 포크볼, 슬라이더를 던지며 위력적이다. 

염경엽 감독은 투수로는 사실상 첫 시즌인 두 투수에게 ‘연투 금지’를 일찌감치 밝히며 많은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 한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2~3년 후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하재훈과 강지광은 ‘데뷔 첫 승’에 “운이 좋았다”며 코칭스태프, 동료들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제 투수로서 출발이다.  /orange@osen.co.kr

[사진] (위) 하재훈(왼쪽)-강지광.